얼마 전 자유한국당의 전희경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과거 주사파 전력"을 따진 적이 있습니다. 이에 임종석 실장은 상상을 뛰어 넘는 말로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중 기억나는 워딩이 "(내가) 학생운동을 할 때 전희경 의원은 무엇을 했나?"입니다. 자신들이 독재정권에 맞서 목숨을 걸고 투쟁할 때 전희경 등 보수 우파들은 호의호식하지 않았느냐는 뉘앙스로 들렸습니다. 전희경 의원은 반독재 투쟁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주사파'라는 툴을 이용해 학생운동을 주도한 점을 지적했는데 임 실장은 '주사파'라는 전력에 대한 해명 없이 민주화 운동에 방점을 찍어 대응한 것입니다.
아무튼 전 의원과 임 실장의 설전은 상당한 반향을 몰고 왔습니다. 두 사람의 이름이 네이버 실검 보드에 오르는 것은 물론 주사파라는 말까지 실검에 올랐습니다. 덩달아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 특히 젊은 층 중에는 민주화 투쟁을 한 사람들 중에 보수우파나 자유한국당에는 극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도 임종석을 위시한 과거 주사파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 문재인 정권에 많이 포진한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보수 우파나 자유한국당에도 민주화 투쟁을 한 사람들( 주사파 대부라 불려 온 김영환 등 극히 소수가 있으나 이들은 공개적으로 전향을 하였음)은 넘쳐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영삼 전 대통령입니다. 김 전 대통령의 삶이 민주화운동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학창 시절 반독재 투쟁을 하다가 구속돼 6개월 교도소 생활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이재오. 김문수 등 기라성 같은 인물도 반 독재 투쟁으로 옥고를 치른 분들입니다. 현재 한국당 최고위원인 이종혁 최고 역시 YS와 함께 반독재 투쟁을 한 분입니다. 그렇다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당시 어땠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홍준표 대표가 검사를 했기 때문에 민주화 운동에는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이재오 전 의원과 같이 구속되거나 한 전력은 없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적극적인 반독재 투쟁을 했습니다.
당시 군사정부는 언론도 공안적 관점에서 다루었습니다. 중앙정보부가 직접 언론에 개입했습니다. 군사독재정권 입장에서 가장 껄끄러운 언론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였습니다. 갖은 방법으로 동아와 조선을 탄압했습니다. 기업을 압박해 광고를 중단시키는 일도 방법중의 하나입니다. 이때 고려대학교 홍준표 학생이 동아일보를 돕는 일을 합니다.
오늘 홍 대표가 과거 학창 시절 군사정권으로부터 언론 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아일보를 도왔던 일화를 기고문으로 공개했습니다. 혹자는 홍 대표에 대해 극우라고 말하는 무지한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홍 대표의 기고문을 보시고 선입견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홍 대표가 오늘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광고탄압받는 東亞 지키자” 홍준표, 친구들과 성금모아 전달
1974년 12월 말 겨울, 고려대 중앙도서관 열람실에 대자보를 내걸었다. 큰 전지에 매직으로 내가 직접 썼다.
‘우리의 현실을 가장 정직하고 불편부당하게 보도해오던 민족의 양심 동아일보가 대광고주들의 무더기 광고 해약으로 창간 이래 가장 극심한 경영난에 봉착하고 있으니 우리의 작은 성의를 보내자.’
나를 포함한 고려대 법대생 5명이 책상 위에 올라가서 학생들을 향해 고함을 쳤다. “동아일보가 광고탄압을 받고 있다. 민족의 양심 동아일보를 지키자.” 모자를 하나 들고 도서관을 돌았다. “돈을 좀 내달라. 버스표라도 좋다. 유신 정권을 타도하자. 그렇게 하려면 동아일보를 도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