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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사퇴 뒷자리의 검은 그림자

오늘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이 전격 사퇴했다. 권호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자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을 총괄해왔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상상이상의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같은 날에 나온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혼란 그 자체다.

특히 권 부회장이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부분에 국민들까지 동요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재용이나 정몽구와 같은 대기업 오너가 아닌 한 임원의 사퇴가 네이버 등 포털의 실검에 오르는 경우가 흔치 않다. 하지만 권오현 부회장의 사퇴는 현재 네이버 실검 1위에 올라와 있다. 국민들까지 동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실 삼성은 과거 노키아나 일본의 소니와 도시바가 스웨덴. 일본 경제를 견인한 것보다 대한민국 경제에 더한 이바지를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외국에 나가 본 한국 사람이라면 이 말에 부동의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삼성전자는13, 3/4분기에 62조 원의 매출과 145천억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을 일일로 환산하면 하루에 1576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 부문의 경우 3분기에만 매출 20조 원에 영업이익 10조 원 정도를 올리면서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했다. 삼성전자 1개사가 우리나라 전체 상장사 3분기 영업이익의 28.7%를 차지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액도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4분기에는 실적이 더 좋아져 연간 단위로는 매출액 245조 원, 영업이익 55조 원을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는 IMF가 발표한 국가별 GDP 규모로 비교할 경우 2015년 북한의 GDP(46조 원)5배가 넘고, 베트남 244조 원의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이다. 페루. 포르투갈, 뉴질랜드, 그리스보다도 높다. 전 세계 GDP 순위 40위권에 해당한다.

지난 9월의 수출 실적을 봐도 삼성전자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9월 달 반도체 수출은 70% 증가한 97억 달러를 기록했다. DRAM 가격 상승과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로 인한 수요에 기인한 결과다.

 

여기에 OLED 등 산업부가 개별적 수출 데이터를 추출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군도 평균 50% 이상 성장해 수출액이 약 50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규모의 시장이 협소하다. 수출에 장애가 생기면 곧바로 국가 경제가 흔들리는 구조다. 삼성전자 등 주력 업체들의 수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삼성의 경영공백은 국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삼성의 실질적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어 있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까지 법정에서 구속됐다. 권오현 부회장까지 삼성전자를 떠난다면 미래를 설계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인물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형국이 된다.

권오현 부회장의 “(삼성전자는)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부분에 시장과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난달 수출이 551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작년보다 35% 증가했다북핵 위기가 발목을 잡는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의 기초는 아주 튼튼하고 굳건하다고 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빼면 유의미한 실적이 없음에도 실체를 외면한 아전인수식 해석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이재용. 최재성이 구속되어 있는 가운데 권오현 부회장까지 삼성전자를 떠나는 어두운 그림자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가 통계는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지만 가계부는 있는 그대로 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유엔총회에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 자평했다. 그러나 촛불을 든 사람도 있지만 태극기를 든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촛불이나 태극기를 든 사람들보다 관망한 사람이 대다수란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 전체를 아우러야 한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홍준표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아직 검사였다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기소하겠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한 부분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재용이나 최재성에게 특혜를 주라는 말이 아니다. 종국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이 원칙이다. 수사 역시 불구속이 원칙이다. 몇 년 이상의 형량 등의 부차적인 이유로 구속을 하는 것보다는 권오현 부회장이 우려하는 대한민국 경제의 현실과 미래를 바탕으로 고민하자는 얘기다. (기고: 물샐틈)